음악

David Bowie

sonatine97 2016. 1. 11. 21:17

데이빗 보위가 세상을 떠났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인해 몇 시간째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만 울지는 않을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문득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떠오렸다. 배철수 아저씨도 데이빗 보위를 엄청 좋아하니깐.. 슬픔의 유대감을 느끼고 싶었다. 예상대로 데이빗 보위의 소식으로 서두가 장식되었다. 데이빗 노래의 'Space oddity' 가 나왔다. 울컥했지만 그런대로 마음을 추스릴수는 있었다. 그러다가 'Starman'이 나왔다.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었다. 눈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결국 그 다음 곡인 'Velvet Goldmine' 에서는 울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랬다. 그는 그 다음 흘렀던 'Heroes' 처럼 나의 히로인 중에 늘 하나였다.

1. 처음 시작은 이랬다.

데이빗 보위라는 이름만 알고 지내다가 본격적으로 데이빗 보위에 허우적 거렸던 것은 '벨벳 골드마인' 을 보고나서 이다. 분명 극장에서 보았는데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맥락속에서 이 영화를 보았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보통은 극장에서 영화를 볼 경우(시네마떼끄 포함하여) 어디서, 언제, 누구랑,어떤 상황에서 보았는지 기억은 나게 마련인데 유일하게 '벨벳 골드마인'은 앞뒤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으며 심지어 어느 극장에서 봤는지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벨벳 골드마인'은 앞뒤의 상황적 맥락을 모두 집어삼킬 만큼 치명적인 영화였다. 단순히 토드 헤인즈가 감독이라서 보게 된 영화였다. 토드 헤인즈는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즐겨 찾았던 감독이었다. 또한 이완 맥그리거가 나오니깐.. 이렇게 순진하게 감독이름만 보고 보게된 영화.. 와!! 그때의 충격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강렬했다. 이렇게도 아름다운 장르의 락음악이 있었다니! 벨벳 골드마인에 대해서는 단순히 몇줄로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매혹적인 영화였다. 오죽하면 더 이상 토드 헤인즈 영화도 안찾고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영화도 일부러 안본다. 왜냐하면 토드 헤인즈는 분명 '벨벳 골드마인'을 뛰어넘을 만큼 멋진 영화를 찍을 수 없을 게 분명하고,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도 분명 더 섹시하고 아름답게 나올 수 없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그의 늙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의 청춘이 갉아먹여지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데이빗 보위와 이기팝의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듣게 된 건 당연한 운명이었다. 벨벳 골드마인에 빠진 것처럼 글램락의 음악들을 매혹적으로 탐닉하였다. 데이빗 보위의 음악을 더 중점적으로 들었던 건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게 그렇게 데이빗 보위의 음악들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2. 뭘 해도 멋진 사람

영화출연도 열심히 했던 데이빗 보위는 아주 잠깐 등장했던 'Zoolander' 에서도 그 모습이 빛이 났다. 괜히 문화 아이콘이라는 말이 나온게 아니다. 뭘 해도 멋지다. 패션이면 패션, 악기 연주, 연기 등 무엇을 해도 소위 '간지가 난다'라는 건 데이빗 보위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또한 '스타일' 있는 게 무엇인지도 느끼게 해준다. 긴 공백을 깨고 발표한 음반인 "The next day" 에서 목소리가 많이 예전같지 않긴 하였지만 그래도 음악만큼은 여전히 훌륭했다. 흔히들 글램락의 대부라고 일컫지만 난 다른 스타일의 곡들도 참 좋았다. 물론 노래의 가사들도 왜그리 심금을 울리는지.. 특히나 우주, ,별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들도 좋았다. 당연히 아들인 던컨 존스가 'The moon' 같은 SF 영화를 만드는게 자연스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데이빗 보위는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섹시하고 매혹적인 가수가 되었다. 그전에는 프레디 머큐리만 섹시한 가수인줄 알았다.

3. 그냥 일상처럼 들었던 노래들

마음이 심란하건 기분이 좋건 보위 음악들은 언제나 듣기 좋았다. 누가 무인도에 들고 갈 음악을 고르라면? 이라고 질문한다면 망설임 없이 'starman'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그냥 보위 음악들은 나에게 베이직과 같은 존재였다.  

하도 젊게 하고 다니고 늘 스타일리시하게 하고 다녀서 언제까지나 살 줄 알았다. 정말 희한하게 그렇게 믿고 있었다! 늘 별을 외치는 멋진 사람이니 외계인인게 틀림없어!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하면서 늘 영원히 살 것 같았다. 최소한 이렇게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뜰 거라고는 꿈에서도 상상을 못했다.    

가장 가슴에 사무치는 건 최소한 암에 걸렸다고 공표라도 했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텐데 말이다. 이별도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말이다.

가장 좋아했던 노래 10개를 골라봤다. 슬픈 마음을 억누르며 (순위가 아닌 생각나는대로)

1. Life on mars?

https://www.youtube.com/watch?v=v--IqqusnNQ

2. Space oddity

https://www.youtube.com/watch?v=cYMCLz5PQVw

3. Heroes

https://www.youtube.com/watch?v=Tgcc5V9Hu3g

4. Dancing in the street

https://www.youtube.com/watch?v=9G4jnaznUoQ

5. Velvet Goldmine

https://www.youtube.com/watch?v=EfRgd9REzAs

6 Starman

https://www.youtube.com/watch?v=v342TST9tFw

7. Ziggy stardust

https://www.youtube.com/watch?v=XXq5VvYAI1Q

8. Where are we now?

https://www.youtube.com/watch?v=QWtsV50_-p4

9. Moonage daydream

https://www.youtube.com/watch?v=ZEde35UbwUI

10. Drive in saturday

https://www.youtube.com/watch?v=fgKcFNqXHaI

 

이외에도 수많이 좋은 곡들이 많이 있기에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