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 콜럼버스(1492: Conquest of Paradise, 1992)
https://www.imdb.com/title/tt0103594/?ref_=fn_al_tt_1
1492: Conquest of Paradise (1992) - IMDb
1492: Conquest of Paradise: Directed by Ridley Scott. With Gérard Depardieu, Armand Assante, Sigourney Weaver, Loren Dean. Christopher Columbus' discovery of the Americas and the effect this has on the indigenous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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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콜럼버스라는 인물에 대해 보다 입체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긴 하다. 1992년에 개봉하였으니, 콜럼버스가 공식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지 500년이 되는 해에 맞추어 선보인 셈이다. 마치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500주년을 기념하듯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콜럼버스에 초점이 맞추어지며 그의 일생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그의 위치, 그의 고뇌, 그의 감정 등등도 복잡하게 얽혀지며 표현되는데, 자꾸 그를 칭송하고 찬양하는 듯 흐르다 보니 영화 보는 내내 불편한 심기가 생겨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저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잘 산 세계를 정복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게 뜯어고치려 했던 ‘정복자’ 중 하나 아니던가? 영화 속에서는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았지만, 그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공고하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항해에 대한 무모한 열정이 넘쳤는지 자신이 ‘발견’한 과업을 과장하고자 원주민들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제압하였다.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그들의 자원을 수탈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묘사는 마치 그가 어쩔 수 없이 그리할 수밖에 없었던 ‘몽상가’ 정도로 그리고 있다. 그가 처한 신분과 정치적 갈등, 야망 등이 한데 어울러져 그러한 행동들을 정당화 하는 거는 ‘식민주의’와 ‘침략’을 미화시키는 ‘서양 제국주의’의 전형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다. 그는 스페인에서 이방인이었고, 귀족 출신도 아니었기에 상당한 견제를 받았다. 그저 이사벨라 여왕의 총애로 항해를 시작할 수 있었기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서 세상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구대륙의 구태의연을 비웃었고, 신대륙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콜럼버스 본인만 알 것이다. 혹은 그는 그저 항해에 미친 자일 수도 있다. 떠나기 위한 구실을 계속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꾸만 현 체제를 부정하게 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꿈을 사람들에게 불어넣어 주고, 열망하게 만든다. 신대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수록 자신의 입지와 가치가 높아질 거라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로 인해, 유럽과 신대륙 즉, 아메리카 대륙 간의 이동이 빈번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피해를 입고, 하나의 거대한 세계, 문명이 파괴된 것에 대해 어떤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한가? 그는 파괴자이며 침략자이다. 그 점에 대해 간과한 채 한 쪽 측면만 미화해서 바라본다면, 제국주의, 식민주의, 모든 파괴적인 행위에 ‘정당’한 이유를 갖다 붙이며 당위성을 설파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래서 보는 내내 더 불편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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